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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1-1. 나를 울렸던 첫 번째 여자, 박원희

by Mr.dodo 2023. 11. 14.

나는 1년만에 중학교를 자퇴를 했는데, 그 결정적인 계기는 박원희였다.

내가 한 때 좋아 죽고 못 살았던 여자냐고?

이성에 처음으로 눈 뜬, 자기 기장에도 맞지 않는 교복을 입은 소년의 풋풋한 첫사랑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미안하지만, 아직 아니다.

 

민사고 출신, 미국 IVY리그 11개 학교 동시 합격의 주인공
『공부 9단 오기 10단』의 저자, 천재소녀 박원희

 

나와 비슷한 시기에 열정 있는 엄마 밑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아마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녀는 가뜩이나 사교육 열풍이 극에 달했던 당시 [아침마당]에 나와 일약 스타덤에 올라 

수많은 엄마들의 워너비 딸이 되는 동시에, 그 엄마들보다 약 2배 정도 더 많은 자녀들의 원망의 대상이 되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똑똑한 수재들이 모인 곳에서 어려움을 이겨내고

전 세계의 수재들이 모인 곳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러 가는 그녀는

아득히도 멀어 보였다. 그리고 멋있어 보였다.

 

저렇게 대단한 사람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나는 무엇을 하고 살았는지,

14살은 고민했다.

 

 

"도대체 나는 초등학교 때 뭐 하고 살았을까?"

 

 

결론이 꽤 억울했는지 고작 중학교 1학년이었던 나는 엄마 앞에서 대성통곡을 해버렸다.

뭐가 그렇게 서러웠을까

아마 커다란 벽을 느끼고 내가 보잘것없다고 느꼈는지도 모른다.

 

똑똑이 이과 친구들이 타임머신을 만들어준다면, 그 녀석을 만나러 가서 아무 말도 안하고 몰래 훔쳐볼 것이다.

 

근데 그럴 것도 없이 내 미래의 자식이 저러면 어쩌지?

이 글이나 보여줘야겠다.

도전해도 되고, 또 실패해도 된다고

 

나도 민사고 갈거야

 

나무위키 펌

 

하버드는 일단 잘 모르겠고, 일단 민사고가 너무 가고 싶었다.

한복을 입고 등교를 하고, 음악시간에는 국악을 배우는 모습, 그리고 무엇보다 공부 1등들을 모아놓은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새벽까지 공부하는 모습이 정말 빛나는 것만 같았다.

 

2002년 안정환 배우의 환상적인 헤딩골을 보고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가졌었는데 당시 누군들 안 그랬을까?

 

그때를 제외하면 내 인생 처음으로 생긴 목표였다.

 

"지금부터 공부를 열심히 해서, 반드시 민족사관학교에 가야겠다."라는 꿈을 원대한 꿈을 가지고

내가 좋아했던 카트라이더, 서든어택을 모두 포기하고 오로지 공부만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아마도 여름의 어느 날이었다.

 

그리고 그날 이후 포항 대동 중학교의 모든 것은 달라 보였다.

목표가 생긴 나에게 그 당시의 공교육 상태는.. 어쩌지? 정말 환장할 노릇이 아닐 수 없었다.

 

 

 

[다음 편 예고] 

 "앗 5000만원, 교사 자격보다 싸다!"

 

 

목차

더보기
0. "저는 커서 연세대학교 의대에 갈래요"
1. 중학교 1학년, "더이상 학교에서 배울 것이 없다" 며 자퇴
1-1. 나를 울렸던 첫 번째 여자, 박원희
1-2. "앗 5000만원, 교사 자격보다 싸다!"
2. 대안학교 입학, 인생은 쓰고 첫사랑은 달다
3. 고등학교 3학년, 전문대 불합격
4. 남자 전용 기숙학원에서 살아남기
- 싸움이 났을 때 뒷짐 지고 이기는 꿀팁
5. 대안학교 내신 5.12 수포자 (수능 포기자), 연세대학교에 입학하다. 근데 이제 짝사랑은 실패한

 

[After Yonsei]

6.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는 사실 5년제야
- 신촌의 국회의사당 학생회관 319
- 나보다 대외활동 더 많이 한 사람 나와봐, 미안해 다시 들어가
- 다시 태어나도 연세

7. 학과 대표로 졸업장 수여받고 졸업

8. 로스쿨이 가고싶니?
- 가라는 연대로스쿨은 못가고, 메가로스쿨만 간거야

 

 

[Hyundai EL]

9. No 복수전공, No 인턴, No 학회, 비상경 문과의 취업기
- 이 아이가 취준이라는 것을 알까요? (서류 5개 쓰고, 4개 붙기)
- 임원면접에서 혼나고 최종합격하기 "너 왜 사진을 이런 걸 올렸어?"

10. "엘리베이터 고장나면 오빠가 오는거야?"

11. 숨겨진 꿀기업 현대 엘리베이터
- 무지출 챌린지
- 극강의 워라벨
- 종로 5가의 밤은 깊어가

12. 1년이면 다닐만큼 다녔다 그죠?

 

 

Fun Facts

1. 체육 선생님이자 천성이 체육인인 아빠는 나를 낳기도 이전부터 이미 어떤 종목의 선수로 키우고 싶어 했지만, 캐치볼을 하는데 날아오는 공이 무섭다고 눈을 감고 피하는 6살의 나를 보고 진작 포기했다고 한다.

2. 그래서 축구 선수가 하고 싶다는 칭얼거림은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3. 지금 생각하면 참 다행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몸캐는 아니다.

4. 그래도 내 생떼에 못 이기는 척, 축구 교실을 보내주었으면 그 후 최소 6년 간의 운동장 서열에서 조금은 덜 밀리지 않았을까 아쉽다.

5. 게임을 안 해야겠다는 결심은 아직까지도 하고 있다. 마치 금연과 같다.

6. 여러분도 나도 지금도 도전해도 된다. 실패하는 것도 된다. 솔직히 인생은 약간 어쩔티비다.